Creature: 음

검은 색의 펜던트는 어떤 어둠보다 까맣고 존재하는 모든 색 중 가장 어둡다. 직원은 펜던트를 건드려서도, 몸에 지녀서도 안되며 보는 행위 마저도 마음이 어두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본래는 원의 형태였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쌍을 이루는 다른 조각과는 분리된 형태다.

많은 직원들은 자신을 보며 ‘악마의 펜던트’ 라고 불렀다. 그저 눈에 담고만 있어도 한없이 부정적인 마음만이 생성된다고 했다. 대다수의 직원들이 자신이 놓여있는 공간에 방문하는 걸 달가워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쌍을 이루는 다른 조각과는 너무나 대비되었기 때문이다. 대개 그들은 비슷한 말을 푸념하듯이 털어놓았다. ‘차라리 하얀 펜던트 하나만 있었다면 좋았을 걸.’ 주변은 계속해서 부식되어가며 찾아오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고통을 호소한다. 그것은 의지로 인한 결과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존재하는 기운 그 자체로 인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왜 존재하는 걸까. 존재자체로도 계속해서 주위를 침식시켜가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둡게만 만드는 것이라면, 이들의 말마따나 애초부터 태어나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누군가 커다란 실수를 해서 하얀 조각만을 만들어내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검은 조각이 생겨버린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이 부정당한 존재는 어떻게 이 세계에 다시 사라질 수 있을 것인가.

어느 날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이제 때가 왔어, 우리가 하나가 될 시간이야”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공간으로부터 자신은 떠나가고 있었다. 스스로를 살펴보니 있는 힘껏 헤엄치고 있는 중이었다. 지나온 길은 모두 폐허가 되어간다. 파괴는 다만 본능이었다. 막으려고 해서 막아지는 것도, 감추려고 해도 숨겨지는 것이 아니었다. 멀리서부터 자신을 향해 헤엄쳐 오는 하얀색 조각이, 아니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자신의 일부가 보였다. 처음으로 이 순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본래 하나였어. 내가 있어야 너가 존재했고 너가 있어야 나는 존재하는 거야. 우리는 본래부터 하나였으니 그걸 나누는 것만큼 덧없는 행위는 없지. 이제 네가 하늘이 되고 나는 땅이 된다”

맑은 눈빛을 지니고 있던 직원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무너져서 가만히 울기만 했던 직원은 그 울음을 그쳤다. 방금까지 다리를 절고 기어 다니고 있던 이는 아무렇지 않게 일어섰고, 작업을 마치고 휴게실로 향하던 직원은 온 몸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마지막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듯, 희망을 가진 자들은 절망을 만났고, 절망을 가진 자들은 희망을 보았다. 그 출발점의 끝에는 위대한 화신이 되어버린 용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었다.

작업 결과가 나쁨일 경우 클리포트 카운터가 감소하였다.

O-07-103를 30초 이상 장착한 직원이 있을 경우 클리포트 카운터가 감소하였다.

$0이 탈출할 경우 O-07-103와 같은 공간에서 만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